오후 두 시.나는 알베르또 집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저 왔어요.”“벌써?”“두 시예요.”잠깐 조용했다.“아.”“잊었죠?”“아니.”“그럼요?”“샤워를 아직 안 했어.”나는 웃었다.“그게 잊은 거예요.”“십 분.”십오 분 뒤 문이 열렸다.오늘 알베르또는 흰 티셔츠 위에 짙은 초록색 셔츠를 걸치고 있었다.머리는 아직 조금 젖어 있었다.“십 분이라면서요.”“옷 고르느라.”“상자 찾는데 옷도 골라야 해요?”“집에서도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지.”그건 알베르또다운 대답이었다.상자는 생각보다 많았다.책.겨울옷.오래된 접시.사진.세 번째 상자를 뒤지다가 알베르또가 사진 한 장을 들었다.“이거 봐.”“지금 사진 볼 때 아니에요.”“나 스무 살 때야.”나는 슬쩍 봤다.“잘생겼네요.”알베르또가 바로 물었다.“지금은?”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