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1 2

사랑은 레시피에 없었다 제4화 — 두 사람분은 아닌데

다음 날 아침.나는 평소보다 일찍 가게에 나왔다.이유는 없었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밀가루를 꺼내고,이스트를 재고,물을 받았다.그리고 반죽을 시작했다.한참 치대다가 손을 멈췄다.포카치아였다.“미쳤나 봐.”어제 분명히 말했다.안 만들 거예요.그런데 지금 내 손에는올리브오일을 잔뜩 머금은 포카치아 반죽이 들려 있었다.나는 혼잣말을 했다.“내가 먹으려고 만드는 거야.”그 말은 꽤 그럴듯했다.그래서 두 판을 만들었다.오전 열한 시 십 분.문이 열렸다.딸랑.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누군지 알 것 같았으니까.“좋은 아침.”역시 그였다.알베르또.“늦었네요.”말이 먼저 나왔다.그가 잠깐 멈췄다.“기다렸어요?”나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아뇨.”“그런데 왜 늦었다고 해요?”“…그냥요.”그가 웃었다.그 웃음이 마음..

제3화 — 포카치아는 없어요

다음 날 오후 세 시 십 분.베이커리 문이 열렸다.딸랑.보영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오후 세 시쯤이면 손님이 뜸해졌다.아침부터 이어진 바쁜 시간이 끝나고, 진열대에는 팔리지 않은 빵 몇 개와 쿠키, 크루아상 두 개가 남아 있었다.보영은 작업대에서 밀가루 봉지를 정리하고 있었다.“포카치아 있어요?”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였다.보영의 손이 멈췄다.고개를 들었다.알베르또였다.어제와 같은 갈색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물론 실내에서.보영은 잠시 그를 바라봤다.“없어요.”알베르또의 표정이 굳었다.“없어요?”“네.”“어제는 오늘 만든다고 했잖아요.”“제가 언제요?”“또 만들면 된다고 했잖아요.”“그게 오늘 만든다는 뜻은 아니었는데요.”알베르또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보영은 다시 밀가루 봉지를 정리했다.“내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