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의 다음 페이지에는
볼로네제 이야기가 있었다.
어느 날 카를로는
오랫동안 소스를 끓였다.
양파와 당근,
잘게 다진 샐러리,
쇠고기와 토마토.
집 안에 냄새가 가득 찼다.
노마는 처음으로
스스로 주방에 들어갔다.
카를로는 아무 말 없이
작은 그릇에 파스타를 담아주었다.
노마는 한입을 먹었다.
그리고 또 한입.
그날 처음으로
그릇을 다 비웠다.
노트 아래에는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Quel giorno ho avuto di nuovo fame.
알베르또가 읽었다.
“그날 나는… 다시 배가 고파졌다.”
그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웃듯 말했다.
“이게 엄마 볼로네제의 시작이었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그토록 되살리려고 했던 맛은
유명한 셰프의 비법도,
완벽한 레시피도 아니었다.
한 아이가 다시 먹기 시작했던 음식이었다.
알베르또가 노트를 덮었다.
“이제 알겠어.”
“뭘요?”
“왜 엄마가 그렇게 먹이는 걸 좋아했는지.”
노마는 자신을 살려준 방법을
평생 다른 사람에게 건네고 있었던 것이다.
한 그릇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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