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알베르또는 약속보다 삼십 분 늦게 왔다.“어디예요?”전화기 너머로 대답이 들렸다.“가고 있어.”“어디쯤인데요?”잠깐 조용했다.“집.”“집에서 가고 있다고 해요?”“마음은 이미 출발했어.”나는 웃음을 참으며 전화를 끊었다.알베르또는 어제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크림색 니트 폴로에 짙은 바지, 갈색 로퍼.나는 그를 위아래로 봤다.“왜?”“청소하러 오는 사람 옷 같지는 않아서요.”그가 자기 신발을 내려다봤다.“이거 좋아하는 건데.”“오늘 싫어질 거예요.”낮에 다시 본 트레일러는 더 낡아 보였다.기름때 낀 서비스 창.갈라진 실리콘.낡은 싱크와 선반.나는 메모장에 적었다.싱크. 전기. 냉장고. 페인트.알베르또는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아래는 빨간색으로 하자.”“지금 물도 제대로 안 나와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