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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작은 음식 장사를 시작하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heave_ho 2026. 8. 13. 05:03

음식 장사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내가 과연 음식 장사를 할 수 있을까?’

저는 원래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정작 음식을 직업으로 삼을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아르바이트로 토스트 가게에서 일해본 적이 있고, 언니를 도와 도자기를 판매하면서 차와 커피를 파는 곳에서 일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빵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따로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저는 그때 참 행복했습니다.

웹프로그래머로 일할 때도 있었고,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손님을 직접 만나는 일이 좋았습니다.

제가 만들어 드린 커피를 손님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마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내가 만든 것을 누군가에게 건네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저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 두 사람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이탈리아 출신입니다.

남자친구는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저 역시 요리를 좋아해서 우리는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즐겼습니다.

특히 둘 다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먼저 음식 장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신나기보다 걱정부터 되었습니다.

‘내가 과연 음식 장사를 할 수 있을까?’

음식을 좋아하는 것과 음식을 만들어 돈을 받고 파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제 언니들 중 두 명이 셰프이고 음식 장사를 해본 경험도 있어서, 저는 음식 장사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옆에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반면 남자친구는 저보다 훨씬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진력도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중국에 푸드트레일러를 주문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둘이 트레일러를 디자인하던 시간

트레일러를 주문하는 과정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높이는 어느 정도로 할지, 길이는 얼마나 할지, 안에는 무엇을 놓을지….

둘이 함께 하나씩 결정했습니다.

냉장고는 어디에 놓을지, 싱크는 어디에 놓을지, 어느 쪽에서 음식을 만들지도 생각했습니다.

우리만의 작은 주방을 종이 위에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금방 문을 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트레일러가 완성되어 미국에 도착하면 음식을 만들어 팔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일러가 중국에서 떠나지도 못했다

첫 번째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겼습니다.

중국에서 트레일러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허가 문제가 생겨 트레일러가 몇 달 동안 출항하지 못했습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 끝에 트레일러는 겨우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트레일러를 처음 보았을 때 디자인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흔히 보던 푸드트레일러와 다른 점도 있었고, 우리가 직접 생각하고 디자인한 것이 실제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물탱크 펌프가 형편없었던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국에 도착했다고 바로 영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 트레일러에는 LA에서 푸드트레일러로 승인받기 위해 다시 손봐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미국의 푸드트레일러 업체에 가져가 일부를 다시 뜯어고쳐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것이 많았습니다.

1. 가정용 주방기구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흔히 말하는 **‘NSF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이해했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Los Angeles County의 Mobile Food Facility 지침에서는 상업용 식품 장비가 ANSI가 인정한 위생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인증 또는 분류된 제품이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NSF 인증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나 일반 가정용 조리기구를 크기가 맞고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트레일러에 설치해서는 안 될 수 있습니다.

장비를 구입하기 전에 실제 상업용 영업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트레일러 안의 통로에도 기준이 있었다

저는 처음에는 냉장고와 싱크, 조리기구만 안에 잘 들어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밀폐형 푸드트럭이나 푸드트레일러의 작업 공간에는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통로 기준도 있었습니다.

LA County의 현재 지침에는 작업 통로에 최소 30인치의 방해받지 않는 수평 공간이 필요하고, 통로 부분의 높이는 최소 74인치가 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장비를 설치하는 방법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청소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거나 정해진 방식으로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 트레일러를 디자인할 때 단순히

‘이 냉장고가 여기 들어가는가?’

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냉장고를 넣고 난 뒤 사람이 움직일 공간이 충분한지, 장비 주변을 제대로 청소할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3. 바닥과 벽이 만나는 부분도 달랐다

이 부분은 처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LA County의 지침에 따르면 바닥은 물이 스며들지 않고 매끄러우며 청소하기 쉬운 재질이어야 합니다.

또 바닥과 벽이 만나는 부분은 날카로운 직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소하기 쉬운 coved 형태, 즉 곡면으로 마감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닥 마감재도 벽을 따라 일정 높이 올라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단순한 디자인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음식 찌꺼기나 물이 모서리에 끼지 않고 쉽게 닦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조였습니다.

4. 음식을 건네는 창문에도 조건이 있었다

창문 역시 우리가 원하는 크기로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LA County의 지침에는 음식을 손님에게 건네는 pass-through window의 크기와 구조에 대한 조건이 있습니다.

현재 지침에서는 일반적인 pass-through window의 최대 개구 면적을 216 square inches로 규정하고 있고, 두 개의 창문을 설치하는 경우 창문 사이에도 필요한 간격이 있습니다.

창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하는 구조 등 추가적인 조건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업체에 단순히

‘손님에게 음식을 건네기 편하게 창문을 크게 만들어 주세요.’

라고 요청해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영업할 것인지 먼저 정하고 그 지역 보건당국의 기준을 확인한 다음, 정확한 규격을 도면에 넣어 제작을 요청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제가 가장 먼저 했어야 했던 것

지금 돌이켜보면 문제는 중국에서 트레일러를 주문했다는 것 자체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순서를 잘 몰랐던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먼저 둘이서 트레일러를 디자인했습니다.

어떤 장비를 놓을지 정하고 중국 업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트레일러가 완성되어 미국에 도착한 뒤에야 LA에서 영업하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저는 순서를 바꿀 것 같습니다.

먼저 어떤 음식을 팔 것인지 생각하고, 어느 지역에서 영업할 것인지 정한 다음 그 지역 보건당국의 푸드트럭·푸드트레일러 기준부터 자세히 확인할 것입니다.

특히 LA County에서 영업할 푸드트럭이나 푸드트레일러라면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도면과 장비 사양 등을 Plan Check에 제출해 검토받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이런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중국 업체와 트레일러를 만들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디자인을 먼저 그리고, 그 도면이 LA의 기준에 맞는지 확인받은 뒤 제작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중국 업체에도 단순히

‘이런 모양으로 만들어 주세요.’

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도면과 이 규격에 맞춰 만들어 주세요.’

라고 훨씬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냉장고 하나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기가 맞고 가격이 좋은 제품을 고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영업에 사용할 수 있는 인증을 갖춘 장비인지 먼저 확인하고, 정확한 모델과 사양을 도면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서비스 창문, 작업 통로, 싱크, 바닥 마감, 급수와 배수 시스템도 처음 설계할 때부터 기준에 맞춰 놓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제가 다시 한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메뉴와 영업지역을 정하고 → 해당 지역의 규정을 확인하고 → 트레일러 도면과 사용할 장비를 정하고 → Plan Check를 거친 뒤 → 승인된 기준에 맞춰 제작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먼저 거쳤다면 미국에 도착한 새 트레일러를 다시 뜯어고치는 일도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시 중국에서 주문할 것인가?

여기까지 읽으면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고생했으면 다시는 중국에서 주문하지 않겠네요.’

그런데 의외로 제 대답은 아닙니다.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저는 중국에서 주문 제작하는 방법을 고려할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용입니다.

미국에서 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고, 우리가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완성된 트레일러의 디자인 자체는 지금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제가 얻은 결론은

‘중국에서 만들지 말자.’

가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에서 사용할 기준을 먼저 정확하게 알고 중국에서 만들자.’

에 가깝습니다.

중국의 제작업체가 LA의 세세한 보건 규정까지 알아서 맞춰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영업지역의 기준과 승인 절차를 확인하고 그 내용을 도면과 제품 사양에 정확하게 반영해서 제작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몇 달을 기다려 미국에 도착한 트레일러를 다시 뜯어고치는 것보다 처음 설계할 때 시간을 조금 더 쓰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을 저는 직접 경험하면서 배웠습니다.

음식 장사의 첫 번째 준비는 메뉴만이 아니었다

처음 음식 장사를 생각했을 때 저는 음식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할 줄 알았습니다.

무엇을 팔까?

어떤 파스타를 만들까?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만들까?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그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내가 장사하려는 곳에서는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가?’

음식 장사는 음식을 만드는 일인 동시에 공간과 장비, 위생과 허가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트레일러를 주문하고 몇 달을 기다리고, 미국에 도착한 트레일러를 다시 뜯어고치면서 배웠습니다.

그래도 트레일러의 디자인을 볼 때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느 트레일러와 조금 다른, 우리가 둘이 함께 생각해서 만든 공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중간에 일이 자꾸 꼬여도 이런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해보자.’

아직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는 미국에서 작은 음식 장사를 준비하면서 제가 직접 겪은 일들, 잘했던 선택뿐 아니라 모르고 시작해서 돈과 시간을 들여 배운 것들도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누군가 저처럼 미국에서 작은 음식 장사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제 시행착오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규정 관련 내용은 Los Angeles County의 Mobile Food Facility 관련 지침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실제 적용되는 기준은 영업 지역, 차량 형태, 메뉴와 조리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푸드트럭이나 푸드트레일러를 제작·구매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당 관할 보건기관의 최신 규정과 Plan Check 요구사항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