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늘 오픈한 곳 맞죠?”
서비스 창 앞에 중년 여성이 서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이 첫날이에요.”
여자는 메뉴판을 잠시 바라봤다.
“그럼… 볼로네제 하나 주세요.”
알베르또가 나를 보며 작게 웃었다.
첫 주문이었다.
나는 파스타를 팬에 넣고
볼로네제를 천천히 섞었다.
소스를 넉넉히 담고
마지막에 파르메산을 갈아 올렸다.
여자는 음식을 받아 근처 테이블에 앉았다.
한입.
그리고 또 한입.
나는 괜히 그쪽이 신경 쓰였다.
알베르또가 말했다.
“보고 있네.”
“안 보고 있어요.”
“계속 보는데.”
그때 여자가 우리 쪽으로 돌아봤다.
“이거 직접 만드셨어요?”
나는 조금 긴장해서 대답했다.
“네.”
여자가 웃었다.
“맛있어요.”
그제야 숨을 놓았다.
그녀는 다시 한입 먹었다.
그러다 천천히 말했다.
“우리 이모 생각이 나네요.”
알베르또가 창가로 다가왔다.
“이모님이 이탈리아 분이셨어요?”
“네.”
여자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어릴 때 일요일이면 꼭 집에 오라고 했어요.”
“파스타 해주시려고요?”
“파스타도 하고, 수프도 하고.”
여자가 웃었다.
“항상 너무 많이 만들었죠.”
잠시 후 덧붙였다.
“그때는 왜 그렇게 자꾸 먹으라고 하는지 몰랐어요.”
나는 볼로네제 냄비를 천천히 저었다.
“지금은요?”
여자가 접시를 내려다봤다.
“이제 알죠.”
“뭘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알베르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남은 파스타를 천천히 먹었다.
그릇은 거의 깨끗하게 비워졌다.
일어나면서 그녀가 물었다.
“내일도 볼로네제 있어요?”
알베르또가 대답했다.
“물론이죠.”
“그럼 또 올게요.”
여자가 손을 흔들고 떠났다.
나는 빈 접시를 치웠다.
알베르또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 엄마도 그랬어.”
“뭐가요?”
“먹으라고 계속 했어.”
그가 웃었다.
“난 귀찮다고 했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알베르또가 볼로네제를 한 숟가락 떠먹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네.”
“뭐를요?”
그가 창밖으로 멀어지는 여자를 바라봤다.
“엄마가 왜 그렇게 많이 만들었는지.”
그날 손님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첫 번째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졌다.
노마의 기억에서 시작한 음식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불러냈다.
그날 나는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사랑한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한 그릇을 더 내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