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소설

사랑은 레시피에 없었다 제17화 — 먹지 않던 아이

heave_ho 2026. 8. 12. 12:16

노마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다.

그 뒤로 거의 먹지 않았다고 했다.

식탁에도 앉지 않았고,

사람들과 말하는 것도 줄었다.

알베르또가 노트를 읽다가 말했다.

“엄마가 이런 얘기 한 적 있었어.”

“그래요?”

“응. 근데…”

그가 잠시 멈췄다.

“제대로 들은 적은 없는 것 같아.”


그 시절 노마 곁에 있던 사람이 카를로였다.

집안의 셰프였던 그는
노마에게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매일 작은 접시 하나를
그녀 곁에 놓았을 뿐이었다.

어느 날은 수프.

어느 날은 빵.

또 어느 날은 파스타.

노마는 먹지 않았다.

그래도 카를로는 다음 날
다시 음식을 가져왔다.


그러던 어느 날,

노마가 수프를 한 숟가락 먹었다.

다음 날에는 두 숟가락.

며칠 뒤에는 빵 한 조각.

알베르또가 조용히 말했다.

“엄마가 음식 좋아하게 된 게…”

나는 그의 말을 이어주었다.

“카를로 때문이었나 봐요.”


알베르또는 한동안 노트를 바라봤다.

“난 엄마가 원래 요리를 좋아했던 줄 알았어.”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시작이 있는 것 같았다.

노마에게 음식은 처음부터 즐거움이 아니었다.

어쩌면—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