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레시피에 없었다 제12화 — 내일, 문을 연다
트레일러 수리가 거의 끝났다.
낡은 흔적은 조금 남아 있었지만
이제 제법 가게처럼 보였다.
나는 서비스 창에 메뉴판을 붙였다.
BOLOGNESE
ALFREDO
알베르또가 옆에서 바라봤다.
오늘은 얇은 하늘색 반팔 셔츠에 밝은 베이지색 바지였다.
“두 개뿐이네.”
“처음이니까요.”
“좋아. 심플하고.”
이번에는 쉽게 동의했다.
볼로네제 냄비에서는
소스가 천천히 끓고 있었다.
노마의 레시피에서 시작했지만
몇 번 만들면서 조금씩 달라진 맛이었다.
알베르또가 한 숟가락 먹었다.
“엄마 거랑 다르네.”
나는 그를 바라봤다.
그가 다시 한입 먹었다.
“근데 이게 더 좋아.”
“정말요?”
“응.”
잠시 후 그가 덧붙였다.
“엄마 것도 좋고, 이것도 좋고.”
나는 웃었다.
그 말이면 충분했다.
밖으로 나가자 새 간판이 보였다.
AMORE DI PASTA
“결국 이 이름으로 했네요.”
“좋잖아.”
알베르또가 간판을 올려다봤다.
“사랑이 들어가잖아.”
“파스타 가게인데요.”
“파스타에도 사랑이 필요하지.”
“볼로네제에는요?”
“더 많이.”
그다운 대답이었다.
다음 날.
우리는 서비스 창을 열었다.
볼로네제에서는 따뜻한 김이 올라왔고
갓 삶은 파스타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괜히 앞치마를 한번 정리했다.
알베르또가 물었다.
“긴장돼?”
“조금요.”
“난 기대되는데.”
“뭐가요?”
“누가 제일 먼저 먹을지.”
나도 창밖을 바라봤다.
아직 손님은 없었다.
그래도 이상하게 불안하지 않았다.
노마에게서 시작된 음식이
이제 처음으로 우리 둘을 떠나
누군가의 식탁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서비스 창 앞에 그림자 하나가 멈췄다.
“여기 오늘 오픈한 곳 맞죠?”
나와 알베르또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첫 손님이었다.
